끄적끄적

실패해도 괜찮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Aaron's papa 2022. 8. 1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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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자기 계발서가 아닌 책들을 통해서도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소설을 통해서도 그런 것들을 배울 때가 있죠. 제가 「튜브」 라는 소설을 읽고 그랬던 것처럼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0726392

 

튜브 - YES24

100만부 베스트셀러 『아몬드』 작가 손원평의 빛나는 신작 모두의 인생을 향해 보내는 강력한 응원화제의 데뷔작 『아몬드』(창비 2017)로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작가 손원평의 신작 장편소

www.yes24.com

소설 「아몬드」를 무척 재밌게 읽었던 저에게 손원평 작가님의 신작이라는 광고 문구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고 구매 버튼을 누르기까지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책을 다 읽는 데에는 이틀이면 충분했고요.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가면 증후군 못지않은 마음의 병이 하나 있는데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연결되죠. 두 개는 서로 다른 감정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따로가 아닌 하나의 감정입니다. 실패하면 어떡하지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기 때문에 실패로 인해 미래가 불안해질까 봐 걱정을 하게 되는.. 그런 감정의 사이클입니다. 지난 10년 간의 시기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저에겐 성장의 원동력이 되긴 했던 것 같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학습하고, 글을 쓰고 했던 것들은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실패 할까봐, 그리고 그로 인해 불안한 미래가 찾아올까봐 이를 악물고 했던 것도 있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단기적으로는 앞으로 나갈 힘이 되긴 하겠지만, 과연 이런 감정들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지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를 계속 겪고 있는 지금, 김성곤 안드레아라는 사람의 삶을 보게 되었습니다. 튜브의 주인공인 김성곤 안드레아는 어쩌면 제가 상상해 왔던,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서 가진 것들을 전부 잃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도전했던 사업마다 모두 실패하고, 가정에서도 실패하고, 모든 것을 잃고 이제 마지막 죽음을 선택했지만 그 죽음마저도 실패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김성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실패한다고 해도 살아갈 방법은 있겠구나 라는 막연한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김성곤 안드레아의 삶에도 갑작스럽게 한 줄기 빛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빛이 찾아온 시기에 자신의 룸 메이트인 진석과 이런 대화를 합니다.

 

- 잘 들어. 딱 한번만 말할 거니까 기억해두는 편이 좋을 거야. 넌 절대로 원하는 만큼 한번에 이룰 수는 없어. 세상이 그렇게 관대하고 호락호락하지가 않으니까. 근데 말이지, 바로 그만두는 건 안 돼. 일단 안 돼도 뭔가가 끝날 때까지는 해야 돼.
- 언제까지요?
- 끝까지.
- 끝이 언젠데요.
- 알게 돼.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상황이 끝나든 네 마음이 끝나든, 둘 중 하나가 닥치게 돼 있으니까.
-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 다시 시작해야지. 네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다시.

- 224 페이지

 

이 대화는 성곤과 진석 사이의 대화였지만 저에게는 성곤이 저에게 해주는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다시 시작해야지. 네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다시.

저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줬던 한 마디. 이 책을 읽고 한 마디를 기억해야 한다면 저 한 마디만 기억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그리고 책에는 또 한 명의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성곤과는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박실영 씨. 삶의 작은 것 하나하나를 모두 느끼면서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박실영 씨가 마지막에 성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줍니다.

 

- 그리고 내 보기에 당신은 잘 살아온 것 같아요. 계속 삶에 대해 알아내려고 애쓰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잘했어요. 아주, 잘했습니다.

- 260 페이지

그냥, 잘했어요 라는 말 한마디로도 벌써 마음이 뭉클해져 오는 응원의 한 마디였습니다. 

 

소설 「튜브」, 오늘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낸 누군가에게 한 템포 쉬면서 읽어 봤으면 하고 건네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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