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도서

서영동 이야기

Aaron's papa 2022. 3. 1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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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동 이야기 - YES24

현대인의 투명한 분투와 보통의 욕망사는 곳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다『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 신작『82년생 김지영』으로 한국 여성 서사의 현대적 반향을 일으킨 조남주 작가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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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에는 아래와 같은 작가의 말이 쓰여 있습니다.

"이 소설들을 쓰는 내내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저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 소설들을 읽는 내내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이렇게 진짜처럼 그려낸 소설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 속의 세상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진짜 세상과 너무 닮았습니다. 소설이 아니고 기사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이 책은 서영동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 일 수도, 아니면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 일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책의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태로 구성되어 있지만,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의 주변인으로 나오는 그런 구성입니다. 우리 모두는 항상 누간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이야기는 「경고맨」,「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이상한 나라의 엘리」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였습니다.

 

「경고맨」은 아파트 경비원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가끔 신문 기사를 장식하는 경비원을 괴롭히는 갑질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말도 안 되는 갑질로 경비원을 괴롭히지만,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불합리함에 반기를 들면 여지없이 내려지는 해고라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백미는 후반부입니다.

경비를 욕하고 때리는 사람들이 다 있어?... (중략)... 도대체 어느 아파트야?
- 74 페이지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죠. 아무런 관심이 없기 때문에..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는 님비 현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동네의 집 값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공원, 지하철역 같은 시설들은 꼭 들어와야 한다고 난리를 치면서 요양원, 데이케어 센터와 같은 시설들은 혐오 시설이라고 절대 들어와선 안된다는 이기적인 사람들. 하지만 결국 자신이 그 시설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들어오길 바라는 태도로 바뀌는 사람들..

엄마를, 늙고 지쳐 기억이 옅어져 가는 엄마를 포기할 수도 없다. 서영동에, 자신의 학원이 있는 백은 빌딩 바로 앞에, 요양원이 얼른 들어와야 한다. 꼭 필요하다.
- 174 페이지

결국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이런 행동을 만들어 내죠.

 

마지막 「이상한 나라의 엘리」는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20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마지막 이야기가 특히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저도 20대에는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무언가 열심히 하지만 아무런 미래도 희망도 보이지 않았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이 아영이라는 주인공에게 투영된 느낌이었습니다. 

끌어모으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영혼은 대체 어떤 영혼일까. 나는 영혼마저도 실속이 없네. 웃음이 나왔는데 솔직히 웃기지는 않았다.
- 241 페이지

저 세 가지 이야기를 비롯하여 다른 이야기들도 모두 공통점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부족이 만들어낸 고독한 서영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영동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 각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결국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에서 아영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희망을 준 사람은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의 주인공 경화 인 것 처럼요.

 

지금 서영동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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